문 닫으면, 우리만의 공간
일산명월관요정에 방이 서른 개란다.
처음 들었을 때 "에이, 설마" 했다. 밖에서 보면 그렇게 안 크거든. 근데 안에 들어가니까 이해됐다. 복도가 미로처럼 이어졌다. 좌회전, 우회전, 또 좌회전. 양쪽으로 문이 줄줄이 나왔다. 문마다 한자로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, 하나도 못 읽었다. 창피하긴 했지만 멋있었다.
내가 들어간 건 8인실이었다. 좌식. 솔직히 다리가 좀 저렸다. 근데 방석이 엉덩이를 푹 감싸는 두께라서 참을 만했다. 벽에 산수화. 구석에 작은 꽃병. 이런 거 하나하나가 대충이 아니었다. 누군가가 아침마다 꽃을 갈아 꽂는 거다. 그 정성이 느껴졌다.
룸 구성
둘이 앉으면 무릎이 거의 닿을 것 같다. 그 거리감이 좋다. 대화가 깊어진다.
엄마 생신에 가족 여섯이서 갔는데 딱 좋았다. 넉넉하면서 허전하지 않은 크기.
회식 때 여기 데려가면 팀장 주가가 올라간다. 가야금도 이 방에서 들었다.
나는 안 가봤다. 사진만 봤는데 꽤 웅장하더라. 칠순잔치 하기 좋겠다 싶었다.
2층에 있다. 창문 너머로 달이 걸린다. 이 방을 잡으려면 일주일 전에 전화해라. 늦으면 없다.
방마다 좋은 점이 하나 있다. 문을 닫으면 바깥 소리가 안 들린다. 완전 프라이빗. 옆 방에서 노래를 부르든, 웃든, 우리 방에는 안 들린다. 이게 핵심이다. 남의 눈치 안 보고, 우리끼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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